1. 괴물 마츠모토

대체 이 마츠모토란 인물의 잠재력은 어디까지 갈지 의문입니다. 텐션이면 텐션, 스케일이면 스케일, 어디에 갖다놔도 자기 스타일로 소화해 버리는 얼터니티브성, 오늘 공연을 보고 실감한 점입니다. 섹션시에는 오노즈카가 디멘션 세션에 자주 쓰는 음색을 써 가면서 오노즈카의 빈 자리를 메꾸는 반편 솔로시에는 어김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곡 하나하나마다 포함된 그의 몇 분에 걸친 솔로를 들으면서 소름이 다 돋을 정도였습니다. 혼다 밴드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마츠모토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려줬군요. 이번 공연의 1등 공신이라 할 만합니다.

2. 나루초의 존재감 제로
연주야 두말할 나위 없이 무난하게 소화해냈습니다. 역시 30년이 넘는 경륜은 세대가 다른 뮤지션의 곡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걸 보여줬습니다. 다만 음향장비 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연 내내 특유의 튀는 극 액티브 사운드가 다른 악기에 묻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마 무라이시의 베이스 드럼에 많이 묻히는 듯...) 그리고 그룹 자체의 성향상 리듬악기가 주를 이루는 음악이 아닌 탓인지 그의 솔로는 거의 없었습니다. (공연 막판에서의 솔로도 막간을 이용한 급조 나루초 팬 서비스 차원이라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막판 클라이막스에 무라이시가 제대로 반응을 못한 것을 보면...) 일본에서 손꼽히는 테크니션이라는 간판을 보자면 약간 아쉬운 멤버 캐스팅...

3. 무라이시 마사유키
이시카와 마사하루의 스케쥴 문제 상 대타로 나온 무라이시, 공연 확정 시기부터 약 두어 달간의 짧은 적응 기간을 감안하면 상당한 적응력을 보여줬습니다. 상당한 그루브와 넓게 퍼지는 드럼 튜닝이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뭐 한두군데 미스비트가 나온거야 애교....ㅎㅎ;; Se.Le.Ne에서 뜬금없는 엇박은 신선한 충격이더군요ㅎㅎ

4. 마스자키 맘스틴
오늘 그는 데뷔 이래로 보여주고 싶은건 다 보여주리라 직정하고 나온듯 합니다 ㅎㅎ 솔로시 쓰리핑거를 기반으로 한 크로매틱을 연상케 하는 속주는 공연장 공기를 휘몰아치게 할 만한 재주가 있습니다. 마스자키가 스티브 루카서를 모델로 삼았다고 했나요? 하지만 오늘의 마스자키는 동양의 잉베이라는 칭호가 더 어울릴듯 ㅎㅎ

5. 신보 위주의 셋리스트
사실 공연이 끝나고서야 My Rule을 산 본인이기에 공연 중반부터 후반까진 생소한 멜로디에 어디에다 감상 포인트를 두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ㅎㅎ 뭐 공연 오프닝 Never는 진작부터 들어와서 괜찮았지만...한두곡쯤은 기존 넘버로 연주하면 좋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티스퀘어나 카시오페아처럼 여러번 단독내한공연을 온 그룹도 아니니...




여튼, 3층이었던 것과 고막나갈뻔한 것 빼고는 정말 만족한 공연이었습니다. 내일은 팻 메스니라던데, 가시는 분 감상 후기라도 올려주셨으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