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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quare : 포항 칠포 페스티벌 (2018.09.09) 다녀왔습니다.

Masahiro Andoh mayfly0000, 2018-09-10 오후 4:19:00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게시판 눈팅만 하다 글을 올리게 된 J-Fusion 팬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셨겠지만, 9일 일요일 포항 칠포 페스티벌에서 있었던 티스퀘어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온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사는 지역이 서울이고 해서 망설였는데 이제 더 이상 내한공연은 없지 않을 것 같은 걱정에 큰맘먹고 ktx 차표 끊어서 포항으로 출동하였습니다.


저의 목표는 오로지 공연이었기에 포항역 내리자마자 택시 타고 칠포해수욕장으로 직행330분쯤 도착했는데 미리 인터넷 예매를 한 건 아니었기에 현장판매 오픈인 4시까지 기다린 다음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날도 흐리고 비소식도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올까 했는데 공연장 가득 차더군요. 아무래도 일요일 라인업이 멜로망스와 자우림이었기에 많이 놀러 오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허나 저의 목표는 오로지 티스퀘어. 나오는 시간은 저녁 7시 예정. 3시간 어떻게 기다리나 싶더군요. 푸드트럭 기웃거리면서 간식 조금 사먹고 대기.


공연 시작하기 전에 모 인터넷방송bj 분의 오프닝 사회를 거쳐 오후 5시 공연이 시작하였습니다. 첫 번째 주자는 박주원&말로. 솔직히 공연 전부터 비맞고 있어 좀 처진 상태였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기대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좋았네요. 비오는 날 바닷가에서 집시? 플라맹코? 기타 소리가 잘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박주원 님 역시나 기타 잘 치시더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랑비에 바닷바람이 불고 있어 스테이지 안에도 천막을 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스퀘어 공연 때도 계속 비 몰아치면 어떡하지 했는데, 박주원 님 공연 끝날 때 쯤 다행이도 비가 그치고 바람도 멎더군요.

약간의 휴식타임을 갖고 난 뒤 2번째 공연은 클럽M. 재즈 공연인데 클래식 앙상블 분들이 나와서 조금은 당황했지만 생각해보니 칠포재즈 페스티벌 전반적인 라인업이.... .... 뭐 음악은 좋아서 괜찮았네요. 선곡도 Libertango나 라라랜드 OST, 파헬벨 캐논 등 친숙한 넘버들로 연주했고, 연주자 분들 내공이 장난 아니었네요. 의외로 만족했었습니다.


자자... 이제 대망의 그분들의 시간. 그분들이 나오시려 하네요. 한일 양국 스텝 분들이 왔다갔다 하며 장비들을 세팅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전 2팀 때보다 바글바글해지는 무대 앞 스탠딩석. 쓱 한 번 둘러보니 스퀘어를 좋아하시는 마니아분들 반 (말과 행동만 봐도 눈에 뜁니다... 덕후는 못 속여요ㅎㅎ), 이따가 멜로망스와 자우림 무대 보려고 미리 대기타시는 분들 반이었던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는 가요 팬 분들이 스퀘어 같은 인스트루멘탈에 많이 호응을 해주실련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런데 장비 세팅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앞의 두 팀은 어쿠스틱 악기라 10여분 정도 밖에 안 걸렸는데, 스퀘어는 전자악기 위주라 앰프, 키보드, 마이크 등등 그때 새로 세팅하느랴 20여분 걸렸던 것 같습니다. 특히 키보드의 카와노 상 키보드의 연결에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7시 공연이었는데 앞 팀 시간과도 맞물려서 시작하기 까지 30분 정도 지연됐습니다.

 

혹시나 장비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간단히 적어보면,


반도 _ yamaha 드럼. 심벌은 뭔지 제대로 못 봤네요ㅠㅠ (아마 질젼...이었던 것 같아요)

카와노 _ 마스터키보드는 Yamaha s90es (렌탈로 추정). 2단키보드는 Korg m3. 맥북 연결.

다나카 _ Aguilar 앰프에 2006년 내한 때 쓰던 sunburst 베이스. 별도 이펙터는 없던 것 같아요.

안도 _ Fender 앰프에 컴팩트 페달보드. 기타는 올해 새로 구입하신 Fender Custom Shop 마이클 랜도우 시그네춰 (험버커 2개 달린 검정색 1000만원짜리 기타) 한 대로 끝까지.

이토 _ 색소폰 + EWI1000

 

기나긴 세팅 시간이 끝나고 인트로 음악과 함께 멤버들이 차례대로 등장. 저는 스탠딩석 왼편 안도 상 있는 쪽에서 관람했습니다 (덕분에 안도 옹 기타 연주가 잘 보였습니다). 대략적인 셋리스트는 올해 새 앨범 City Coaster 일본투어 때 했던 걸 몇 개 추려서 연주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거의 들어맞더군요.


첫 번째 곡은 City Coaster. 신곡 중에서는 팬분들과 일반분들 모두에게 제일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밝고 기분 좋아지는 멜로디라서 그럴까요. 멤버들도 베이스-색소폰-기타-피아노-드럼 순서대로 돌아가며 솔로를 하는데, 다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그런지 스타트 연주 느낌이 상당히 괜찮았어요. 이어서 연주된 곡은 Dans San Chambre. 작년에 The Square Reunion 연주 이후로 계속 선곡되어서 라이브로 듣고 싶었는데 마침 연주해주시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이토 옹의 MC. 내한공연 올 때마다 있는 그 특유의 어눌한(?) 한국말로 관객분들에게 인사하셨네요ㅎㅎ 곧바로 맴버 한 명씩 소개 타임. 근데 관객분들 중에 유독 안도, 안도하면서 안도 옹 찾으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토 옹도 장난기 발동해서 ...하며 안도 옹 놀리기ㅋㅋㅋ

멤버 소개가 끝나고 나서 이어지는 곡은 City Coaster 앨범 수록곡인 In My Dreams. 앞의 신나는 2곡의 분위기에서 살짝 반전시켜서 미드템포+발라드 느낌으로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나온 Rebirth와 올해 City Coaster 앨범이 요 몇 년 새 나온 앨범 중 제일 괜찮았기 때문에 신보 위주로 연주했는데도 좋더라고요.

 

... 그럼 이 짧은 공연을 모조리 신곡들로만 할까... 뭔가 서프라이즈가 있겠지요... 반도 상의 드럼 인트로... 두둥투둥투둥투퉁 탕. , 한국 팬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곡 Sunnyside Cruise를 연주합니다ㅎㅎ 의외로 고음 올라가는 곡이라 60대 중반의 이토 옹이 버텨줄 수(?) 있을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잘 해서 깜놀. 대략적인 느낌은 2006년 내한 라이브와 비슷했습니다. 색소폰 솔로도 약간 짜서 온 느낌. 대신 큰 실수는 없었네요ㅋㅋ 중간의 베이스 슬랩 솔로도 good. 역시 스퀘어 음악에는 슬랩+핑거링 둘 다 잘하는 연주자가 필요한데, 다나카 상이 딱인 것 같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다시 이토 옹의 MC. 그러더니 갑자기 특별한 소식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설마 설마 설마... 에이 그건 아니겠지... 그건 아닐 거야.... 스탭분들 중 통역 한 분이 나오셔서 드디어 공지하기 시작합니다.

 

내년 19323일 상명아트센터에서 티스퀘어 단독 내한공연을 합니다. 많이 보러 와주세요!”

 

... 참 왜 이리도 오래 걸렸을까요. 단독공연이라면 2006년도부터 거의 13년만 아니겠습니까! 사실 제가 이번 공연을 벼르고 벼른 것도, 여짓것 티스퀘어 음악을 10여년 들어왔지만 내한공연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번번히 놓이고 말아서였습니다. 근데 기회를 한 번 놓치면 다시 붙잡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거더군요. 3년 전 가평 자라섬 공연도 바뻐서 놓이고...

 

오늘이 마지막으로 볼 내한일 거라 각오하고 온 거였는데, 내년에 단독공연을 잡았다라니... 어쩌면 오늘 공연은 내년 내한 전에 티스퀘어 스탭들의 약간 맛보기? 간보기? 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네요. 과연 흥행이 될까 안 될까하는... (물론 관객, 매니아 분들 반응 보니 티켓 잘 팔 릴 것 같기는 했어요)

 

MC가 끝나고 다시 신곡 Trap it 연주. 저도 한 동안은 지금 4인체제 T-square의 음악에 대해 시큰둥했었는데, 최근 2~3년 정도 다시 쭉 들어보니 지금의 음악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Trap it은 미국 퓨젼의 느낌이 강한 Funky한 곡인데 멤버들도 신나게 연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색소폰 곡만 계속 나오기에 EWI는 언제 쓸까... 하던 참에 Mystic Island 앨범의 수록곡 Through the Thunderhead부터 이토 옹 EWI로 갈아타기 시작. 한가지 아쉬웠던 건 EWI1000이 옛날 기계(이것도 vintage악기라고 해야 할까요)라 그런지 좀 소리가 맥이 빠지는 느낌은 들더라고요. 기타하고 유니즌해도 좀 묻히는 것 같고... 그래도 소리는 정말 예쁘더군요. 이 곡 끝나고 최근 몇 년간 라이브에서 앵콜 전 끝곡으로 자주 연주하는 Rondo로 마무리.

 

.... 50분 연주지만 설마 이걸로 아쉽게 끝내지는 않겠지... 마이크를 다시 드시는 이토 옹. 이제는 전통(?)이 되어버린 여러분 최고예요! 한국, 최고에요! 한곡 더 가즈아~”를 외치고 나오는 앵콜 인트로... Omens Of Love 들어갑니다. ... 근데 원래 Omens of Love 라이브 하면 중간에 리듬 맞춰 폴짝 뛰는 거 다들 아실텐데.... 이게 덕후 분들만 있으면 맘놓고 높이 뛸텐데, 팬층이 섞여서 살짝 눈치보였네요... 내년 내한공연 때는 대놓고 뛸 수 있기를 기대하며...

 

Omens Of Love가 끝나고 곧바로 오늘의 진짜 마지막곡 Truth 들어갑니다. 열심히 Hey를 외치며 팔을 흔드는 팬들의 모습은 여느 아이돌 라이브와 다를 바가 없다는... 네 여기는 성덕들의 무덤입니다ㅠㅠ 신나게 팔 흔들고 나니 온몸이 저려오더군요...

 

드디어 스퀘어의 50여분 공연이 끝났습니다. 팬분들 모두 아쉬운 마음에 앵콜~을 외쳐보지만 페스티벌 특성상 다음 아티스트가 대기하고 있기에(그것도 멜로망스, 자우림 거물급) 더 연주는 안 되겠더라고요. 아쉽지만 내년 꽃피는 봄 다시 만날 걸 기약하며 오늘 공연 끝!

 

끝나고 혹시나 간단히 싸인회라도 열까봐 cd앨범 몇 개도 챙겨가봤습니다만, 공연장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날도 어둑어둑해져서 더 늦으면 서울 올라가기 힘들 것 같더군요. 아쉽지만 9시 좀 전에 정리하고 퇴장.

 

기차 타고 올라오는 길에 곤시오페아 게시판을 잠시 봤었습니다. 사실 이 내한공연 공지가 인터넷에 공지 안 된 줄 알아서 이번 공연의 스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분이 제보해주셔서 확인해보니 티스퀘어 일본 공홈에 올라와 있더군요. 일단 대관하고 대략적인 공연 일자는 정해놓은 것 같고, 점차 확정되면 다시 공지 할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 소감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감질맛 나게 하는 전설의 무대였습니다. 아직도 티스퀘어 음악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꽤 있다는 거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스퀘어 멤버들의 연주와 컨디션도 최고였습니다 (안도 옹이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연주하시더군요). 내년에 있을 내한공연이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티스퀘어 티켓파워는 이전 멤버였던 수토, 노리타케, 이즈미 상 등등 지분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 공연을 보면서 지금의 멤버들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즐거운 연주를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내년 3월 내한공연은 열일을 제치고 무조건 가려고 맘먹고 있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예정된 내한공연을 계기로 티스퀘어 더 나아가 J-Fusion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교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square : 포항 칠포 페스티벌 (2018.09.09) Set List-

1. City Coaster

2. Dans San Chambre

3. In My Dreams

4. Sunnyside Cruise

5. Trap It

6. Through the Thunderhead

7. Rondo

8. Omens Of Love

9. Truth

댓글


DIMENSION
dmsjazz, 2018-09-11

후기 감사합니다..
보통 이런 거 빠짐 없이 가는 편인데, 올해는 해외에 있다보니 도저히 갈 수가 없었네요ㅠ

저는 2016년에 요스케 오누마가 토니 모나코, 진 잭슨과 왔을 때 칠포 재즈페스티벌 다녀왔는데, 그 때도 진행에 문제가 많이 있었어요. A-FUZZ는 중간에 아예 전기가 두어 번 나가서 복구될 때까지 한 15분간 드럼솔로를 하기도 했습니다ㅎㅎ 아무래도 자라섬 등에 비해서는 영세(?)한 행사이다 보니 시설 관리 측면에서 다소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재작년에는 공연 끝나고 대기실 가서 요스케 오누마 싸인 받았어요. 아마 이번에도 공연 끝난 직후에 대기실 가면 스퀘어 싸인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ㅎㅎ


Masahiro Andoh
mayfly0000, 2018-09-12

칠포에 갔다오신 적이 있군요! 그래도 음향 상태는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탠딩 전에 중간쯤에서 먼저 관람했는데, 음악 소리 괜찮더군요. 엔지니어분들이 신경쓰신 건지, 비오는날이라 소리 울림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음향은 자라섬보다 나았던 것 같아요.

아 대기실 그냥 들어가셨었군요... 좀 분위기 어수선하고 웬지 쌩으로 들어가면 뮤지션 분들에게 좀 민폐(?)일 것 같아서 고민하다 그냥 공연장 나왔는데... 스탭 분들에게 양해구하고 용기내서 들어가볼 걸 그랬나봅니다ㅠㅠ 싸인 받으려고 싸인펜까지 챙겨갔었는데...아쉽네요ㅠㅠ 내년에 인사드려야겠네요ㅎㅎ


DIMENSION
dmsjazz, 2018-09-15

저도 칠포 음향은 좋다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콘솔 부근도 아니고 제일 앞이었는데도ㅎㅎ


Various Artists
민트, 2018-09-10

가지 못해 궁금했던 공연 후기 잘봤습니다~


Masahiro Andoh
mayfly0000, 2018-09-12

못가보신 분들에게 현장 분위기 전달하기 위해 안되는 글빨 짜내서 써봤습니다ㅎㅎ
정말 티켓값 그 이상의 공연이었습니다!!


Hiroyuki Noritake
Gons, 2018-09-10

저는 그보다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거리 때문에 가지 않았는데 진정한 팬이시군요.
공연 전 세팅 문제는 2015년 자라섬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Set List상 예상했던 것 보다 신보 수록곡의 비중은 적네요.
내년 오랜만에 성사된 내한공연이 가디려집니다.


Masahiro Andoh
mayfly0000, 2018-09-12

곤쓰 님 안녕하세요!! 곤시오페아 홈페이지 꾸준히 관리하고 지금까지 유지해주신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아닙니다... 진정한 팬이라기에는 조금 민망한 평범한 팬이네요ㅋㅋ 저도 어쩌다 보니 간만에 시간 여유가 생겨서 정말 마지막이다 맘먹고 갔다왔습니다. 다행이 공연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다녀온 보람이 있었네요.

셋리스트 다시 보니 신곡 수가 적었네요. 아무래도 신곡들의 임팩트가 강했는지 제가 신곡을 많이 연주한 것 같은 착각을 했었네요. 수록곡이 고루고루 맘에 든 건 정말 Nine Stories 이후거든요ㅋㅋ

저도 내년 공연 참 많이 기대됩니다. 이번에 이토, 안도 옹이 출국전 찍은 내한공연 기자회견 영상 봤는데, 겨울에 늘 그래왔던 것처럼 새앨범 레코딩 들어간다고 하시더라구요. 어쩌면 신보 발매 전에 19년도 신곡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곡, 인기곡 골고루 연주해 알찬 공연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