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때 첨 알게된 카시오페아.. 카쇼가 내한을 한다니!! 솔로부분까지 외울 정도로 (플래쉬백 메들리까지도;;) 카쇼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3인 저는 다음주가 시험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있었던 것입니다!! 마침 목요일은 8교시가 자습시간인 터라.. "선생님. 저희 어머니께서 저의 몸 보신을 위하야 보약 지어 주신다구.. 가봐야 될 거 같은데요 저기.." 선생님께선 "아니 왜 하필 지금.." 하시다가.. "그래 부럽다!!" 한마디로 수업을 빼주셨습니다. 싸악 돌아서면서 브이를 그리면서 "너넨 입다물고 있어라.." 친구들한테 당부를 했죠. 같이 가기로 한 친구랑 교문까지 떨어져서 걷다가 (저희는 완벽했습니다.) 무진장 서둘러서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예매를 못했었거든요. 통장으로 안되더라구요.. 늦었나? 카드는 없고 해서.)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서.. 상경을 얼마 해보지 못한 컨츄리라서.. 어렵게어렵게 지하철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고 세종문화회관에 도착.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티켓 사고. 아쌋!! 삼만원짜리여도 좋다. 쫌따가 앞으로 무작정 뛰는거다. (공연 팁을 봤었습니다 새벽에.) 한바퀴 쭉 돌면서 기념품 좀 많이 사려고 했는데.. 결국 티샤쓰 하나 사고 바로 갈아입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완전 쑈를 했습니다 제가.. 가운뎃 분들은 호응 잘 해주셨지만. 제가 있던 왼쪽은 뭔가 싸~ 한게.. 혼자 소리 지르기가 좀 그랬습니다만. (제 옆에 있던 분은.. 왜 드럼이 둘이야? 하시더라구요..ㅠㅠ) 하지만, 결국, 계속계속 난리를 치니깐 주위분들도 같이 호응을 해주시더라구요. 소리만 꽥꽥 지르다가 이러면 안되지. 귀를 막고서 연주에 집중했습니다. 캬.. 진짜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계속 실실 웃고있었지만.) 특히 베이스가.. 화려한 튕김과 (쵸파라고 하나요..?) 에드립이 끝을 알 수 없더군요.
듣다보니 실수도 꽤..ㅋㅋㅋ 노로상은 티트로에서 끝나갈 즈음 치명타를.. 무카이야상도 가끔 삑살을 내셨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연주 내내 연주자들의 흥분과 열정이 사소한 실수도 곡에, 분위기에 꼭 맞는 멜로디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제 귀엔 분명히 그렇게 들렸습니다.
제가 이번 공연을 위해서 꼬박꼬박 씨그널을 들어왔었습니다.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곡들이었구요.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라이브를!! 끝내주게!! 헉.. 진짜로 놀랬습니다. 너무 훌륭했고, 그냥 혼자 들을 때보다 곡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특히 아소비 연주할 때 무카이야상의 애드립은 너무 러블리했습니다. 곡마다 그들만의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고 (멤버들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짐작하는 것입니다만.) 앞으로 이 부분들을 이 공연을 상기시키면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쉴틈없이 했습니다.
SyncDNA도 엄청 충격이었습니다. 와.. 둘의 호흡이 곱절의 곱절이 된 것 같았습니다. 스틱을 거꾸로 잡고 탁탁 건드리는 사마귀권법 하며.. 좌우로 촷촷촷촷!!! 쿵쿵쿵쿵!! 에다가 어깨를 으쓱하는 듯한 부분에서는 완전 가버렸습니다.
드디오. 베이스 솔로가 시작됬습니다. 벼르고 있었습니다. 친구랑. 나오라는 손짓은 못봤는데.. 사람들이 앞으로 나가는게 보이면서.. 가자! 막강 스피드로.. 무대 바로 앞에 다달았을땐.. 진짜.. 꿈인지 생신지.. 내가 지금 동영상을 보고 있는건 아닌지.. 노로상의 어느새 희어버린 머리와 수염이 보이고. 나루쵸에 가렸던 짐보상도 보이고. (좌석이 왼쪽이었던 터라..) 손을 머리 끝까지 올리고 환호하는 사람들과 함께 완전 제대로.. 전 딱 한마디만 했습니다. 계속. 아~~~~~~~~~~~~~~~~~~~~~~~~~~~~~~~~ㄱ!! 나중엔 목소리가 안나오더라구요. 아직 앵콜이 남았단 말이다!! 아, 밑에 후기를 읽고나니 뒷분들에게 실례가 될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들 충분히 즐거우셨으리라고 믿습니다. 너무 감격한 나머지 뒤를 돌아봤는데 이층 맨 뒤에서 춤을 추고 있던 분들과 노로상의 멀리 보는 듯한 모션에 벌떡 일어나는 분들도 보였습니다. 파이트맨과 아사야케 때는 붕붕 날랐습니다.. 어이! 어이! 하면서. PAST AND FUTURE에선 조명 너무 화려했구요.. 공연이 끝난 듯 멤버들이 무대 뒤로 사라졌지만. 난 알지. 앵콜! 앵콜! 쉰 목소리로 마구 외쳤습니다.
무대 조명이 켜지고. 엄청난 함성과 함께 THE SKY가 연주됬습니다. 제 친구는 홀라당 심취해 있었습니다, 얘가 왜이래.. 곡이 끝나고.. 또 들어갈라고.. 그럼 또 불러야지 앵콜!!!! 또 나왔습니다. (설마 했었는데.) 이번엔 GOLDEN WAVE. 끈적거림이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이 곡을 마지막으로 멤버들이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전 나루세상을 향해 거듭 사랑을 총알을 쏴댔고. 같이 호응해주셨을땐 완전 감격이었습니다. 다시 앵콜을 외쳤지만 뒤에 좌석 조명이 켜지면서 공연은 막을 내렸습니다.
에고 늦었다. 시계를 보니 10시였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머뭇거리시는 할머니께 집에서 챙겨온 우산 하나를 드리고서 4500원짜리 비닐우산을 사서 심야버스를 탔습니다. 제 친구는 오늘이 몰래 준비한 거사였던 터라..(부모님 허락을 안 받은 듯..) 다시 교복으로 갈아입고, 낼 보자. 하고 간단하게 헤어졌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혼자 신나서 엄마한테 떠들어댔습니다. 땀인지 비인지 완전 젖은 평생 가보 티샤쓰를 "엄마야, 손으로 살살 빨아주 서-" 라고 부탁렸습니다. 엄마는 보약 잘 먹었냐고.. (이 얼마나 문학적인 표현인가..아, 선생님 속일때 썼던 레파토리를 말씀드렸더니..) 하시며 그냥 주무셨습니다. 샤워를 하고 벽에 카쇼 포스터를 붙였습니다.